Q님! 월터 여기요-


오랜만에 본드가 월터를 온전히 가지고 돌아왔다. Q는 애써 무뚝뚝한 척 했지만 사실은 올라가는 광대를 주체할 수 없었다.
Q 브랜치 요원들은 속으로 만세를 불렀고, 본드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Q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마워, 다음에도 또 부탁해.
네-


Q가 살짝 웃으며(본인은 나름 시크하게) 본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제야 본드는 실실 웃으며 브랜치를 빠져나갔다.


저거 또 식당으로 가는걸꺼야. 복귀하는 날 치즈 케이크가 후식이라고 알려주면 안되는거였어.


Q는 속으로 생각했다고 자신했지만 사실 여과없이 입으로 그 말을 내뱉고 있었고 브랜치의 요원들은 끅끅대며 웃음을 참기에 바빴다.
한편 Q의 예상대로 식당에서 치즈케이크만 잔뜩 받아 와구와구 입으로 케이크를 쑤셔넣고 있던 본드는 식판을 들고 자신의 앞에 앉는 한 인영에 고개를 들었다.


어, 머니페니 선배.
너 이놈아. 니가 범인이었어?
제가요? 뭐가요?
국장님이 치즈케이크 엄청 좋아하시잖아. 이번에도 여유 케이크 남겨달라고 부탁했더니 어느 요원이 싹쓸어갔다고 여유분이 안남는다고 해서 약간 삐지셨거든.


본드는 입가에 묻은 빵가루를 손으로 슥슥 훑어내고 식판 위에 올려져있던 치즈케이크 몇 조각을 머니페니의 식판 위로 올려놓았다.


나 다이어트 중이다, 다시 가져가.
저도 살빼야되거든요- 요즘 Q님이 자꾸만 다이어트 하라고 해서 걱정이에요.
얼씨구. 그런 놈이 치즈케이크를 이렇게 먹어?


머니페니는 아직 쌓여있던 치즈케이크를 들어보였고 본드는 모른체 하며 머니페니의 손에서 케이크를 뺏어왔다.


싫으면 드시지 마세요. 우리 Q님 줄거에요.
뭐? 우리 Q님?
왜요? 제 애인이니까 우리 Q님이죠.
어이구, 좋을때다. 쿼터마스터가 불쌍해.
어라. 왜그러세요? Q님도 치즈케이크 완전 좋아하거든요? 어제 저한테 연락해서 식당에 있는 치즈케잌-
어휴 머니페니. 맛있게 식사하세요.


종알종알 말을 하던 본드의 입으로 갑자기 치즈케이크 한조각이 불쑥 들어왔고 본드는 살짝 인상을 쓰며 뒤를 돌아봤다.
본드의 뒤에는 씁쓸히 웃는 Q가 있었고 본드는 그저 눈만 깜빡이며 Q를 올려다봤다.
Q는 아무렇지도 않게 머니페니에게 인사하며 본드의 귀를 질질 잡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아, 아, Q님! 아파! 아프다구요!
제임스, 내가 본부에 우리 사이 떠벌리고 다니지 말랬지?
그래도..이미 다 알아요!
그럼 그 다 아는 사실을 굳이 니가 또 퍼트려야돼?


저번, Q의 메신저 사건 이후로 된통 혼났던 본드는 입술만 삐죽이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Q는 밉지 않게 본드를 살펴보더니 아직 입가에 묻어있던 빵가루를 손수건으로 털어주었다.


너무 많이 먹지마.
왜요?
왜긴 왜야, 너 살쪘어.
너무해요. 1년에 한번 나오는 치즈케이큰데.
그러다가 현장에서 굴러다닌다.
아 왜 또 저주걸어요? 나 진짜 다음 작전때 굴러갈거다?
시끄러, 이녀석아.


Q는 장난스레 본드에게 헤드락을 걸었고 본드는 지 덩치가 훨씬 크면서도 Q의 장난에 맞춰주었다.
둘은 본부에서도 몰래몰래 커퀴짓을 하고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공과 사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언제까지나 봄날만 계속될 순 없었다.


본드가 새로운 작전을 나간 사이 말로리에게 호출받은 Q는 브랜치에게 본드의 백업을 맡기고 바쁘게 국장실로 뛰어갔다.
얼마나 급했던지 노크도 대충하고 Q가 들어가자 다소 핏기가 가신 얼굴의 말로리가 파일 하나를 내밀었다.
Q는 그저 평소 있었던 서버 해킹이나 뭐 이런 종류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파일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파일을 다 훑은 Q의 눈빛은 상당히 위태로웠다.


설마요.
진짜야. R 브랜치에서 나온걸세.


R 브랜치라면, 몇달 전만해도 Q의 직속 부하였던 R이 새롭게 수장으로 들어간 곳이었다.
Q는 머리가 아파오는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해야합니까?
스파이를 자네가 밝히게.
하지만, 이미 R 브랜치에서-
그건 나에게만 보고된 비공식 아닌가. 자네가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란 말이야.


말로리가 내민 파일의 맨 위에는 본드의 코드네임과 이름, 그리고 사진이 떡하니 프린팅 되어있었다.
지금 이 파일은, 테러 조직에서 MI6으로 잡입시킨 스파이가 제임스 본드라고 말을 해주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더블오 요원이 된건 우연이 아닐 수도 있지.
하지만, 전대 M께서 인정한 요원입니다.
이미 그 여자의 시대는 끝났네. 새로운 시대가 열린거라고.
...저는,
자네가 원한다면 전적으로 모든 일을 자네에게 맡기지. 하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본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를 하겠네.


말로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리가 없는 Q였다.
그 역시 현장요원일을 하면서 이런 식으로 몰래 제거되던 요원들을 수없이 봐왔으니까.
절대 제임스 본드를 그들 손에 죽게 할 순 없었다.
반드시 본드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겨내겠다는 다짐이었다.


제가 맡겠습니다, 국장님.
Q, 혹시 자네의 사생활이-
무슨 말씀하시는건지는 압니다, 국장님.
괜찮겠나.
괜찮고 말고요. 저에게 우선 순위는 언제나 국가입니다.


Q는 파일을 받아든채 꾸벅 인사를 하고 국장실을 나가버렸다.
그가 복귀한 Q 브랜치는 어딘가 적막이 감돌았다.


더블오세븐의 작전이 끝났습니다, 쿼터마스터.
그런가.
그런데..작전을 완료하는 과정에서 부상이 있었기에 지금 후방지원 요원들을 더 파견한 상태고,
..뭐?
아직 부상의 정도는 자세히 파악을 할 수는 없으나 바이탈 사인과 생체 신호로 보아 신체 내외로 상처가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았어, 작전을 종료하도록.


Q의 말에 브랜치는 다시 바삐 움직였고 Q는 중앙에 있는 자신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부상까지 입은 아이를 다시 스파이로 몰고 갈 수는 없었다. 그가 돌아오기 전에, 최대한 누명을 벗겨내야 한다.

2013.09.22 (18:16:40)
493b9
모바일
헐 선생님 너무 좋아요 귀요미 본드라니...*_*
[Code: 9b7d]
2013.09.22 (18:24:32)
cf5cf

하...너란 선생님...쿠쿡....어서 말해봐 어나더를 쪄오겠다고...쿡...

[Code: 9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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